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할 수 없는 비의료인 또는 비약사가 의사나 약사의 명의를 빌리거나 법인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하는 의료기관 및 약국을 불법 개설 기관(사무장병원)이라고 한다.
이런 불법 개설 기관들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은 뒤로하고, 돈만 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건강한 의료시장의 교란, 과잉 진료 등 국민에게 피해를 주고 의료계 시장 질서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긴급하게 척결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사무장병원으로 인해 지급되는 부당 금액이 한 해 수조원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규모의 부당 금액 지급에도 불구하고 환수율이 겨우 10%에도 못미친다는 사실이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사무장병원으로 적발된 금액을 왜 제대로 환수하지 못할까. 공단에서는 자금흐름을 추적할 수 있는 수사 권한이 없어 사무장병원 혐의 입증이 어렵고, 또한 적발했다 하더라도 장기간의 수사 기간 동안 사무장이 재산을 다 빼돌리기 때문에 환수는 더욱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부당한 진료비를 우리가 낸 건강보험료로 지불해 주는 일이 반복되고 그 회수도 어렵다는 이야기다.
사무장병원의 피해사례로, 14년간(2009년 7월 ~2023년 6월)사무장 병원을 운영하며 통원환자에게 가짜 입원확인서를 발급해 총 466명에게 약 50억원 상당의 민간 보험사의 보험금을 챙기도록 했다. 이외에도 건보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로 50억원을 받아 총 100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편취하는 보험사기를 펼쳤다.
이러한 불법행위로 그동안 불법 개설 기관이 편취한 금액이 3조3,762억원(2009년 ~ 2023년)에 달하지만 부당이득금 징수율은 6.92%(2,335억)로 매우 낮다.
징수율이 낮은 이유는 경찰의 불법 개설 기관 수사 기간이 평균 11.5개월이며, 최장 4년 5개월 소요되는 등 수사가 장기화 되면서 그 사이 요양급여비용 지급과 재산도 은닉 된다.
보험자인 건보공단은 자체적으로 수사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서류 확인만으로 불법개설기관 여부나 자금흐름 추적의 한계가 있다.
이러한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보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 부여가 시급하다. 특사경이 부여된다면 불법 개설기관에 요양급여비용이 지급 되지 않도록 개설기준위반의 불법행위를 빠르게 포착하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속한 수사가 가능하다.
또한, 2014년부터 10년간 불법 개설 행정조사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어 불법개설 기관 적발에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돼 있고, 불법 개설 의심기관 감시시스템(BMS)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불법 개설 기관으로 인한 국민의 폐해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
특사경 도입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견해에 대해서는 건보공단 특사경 수사는 불법 개설 의심기관에 한해 진행하며, 절대다수인 일반 국민과 정상적인 의료기관 등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특사경 도입으로 인한 기대효과는 수익 창출에만 매몰돼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는 뒷전인 불법 개설 기관 조기 근절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신속한 수사진행으로 수사 기간을 단축해 연간 약 2,000억원 규모의 직접 보험재정 누수 차단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회에는 2020년부터 불법 개설 기관 근절을 위해 건보공단 직원에 대한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 발의돼 현재 논의 중이라고 한다. 빠른시일내 건보공단 특사경 법안이 확정돼 국민이 납부한 건강보험료를 지키는 재정지킴이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박정화 울산소비자공익네트워크 울산지부장
출처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https://www.iusm.co.kr)
